처사김해김공지묘성묘행장 17회 김상윤
1. 성묘지리골을 지나면 쉼바우 들머리였다.하오의 햇살에 번번이 걸음이 엉겼다.인기척에 놀라 화들짝 깨어나는 산허리다박솔이 어깨를 들썩일 때마다가을바람이 앞서서 달려오고오랜만에 만나는 몇 그루 나무들이읍하고 서 있는 묘역,산발한 머리카락처럼마른 풀잎들이 바람에 흔들렸다.그동안 적조하였습니다, 수줍게 고백하듯국화꽃 한 묶음이 상석 위에 놓였다.포장지에 싸인 민망함과 죄스러움이함께 놓였다. 소주잔 속으로송이구름이 떠가고 있었다.지나온 생애가 구름 같았다.무르팍을 찔러대는 덜 깎인 풀뿌리가오히려 부드러웠다. 잘 왔다귓가를 간질...